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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수첩/해외여행

그리스 아테네 시내여행 : 현지인의 휴일을 들여다본 여행자의 하루

by nobrand 2021.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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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여행

 

# 현지인의 휴일에 스며드는 여행자의 하루

[그리스 아테네 여행]

 


티비를 보다가 아테네를 여행하는 재방송을 보면서 아테네를 여행했던 그때를 다시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코로나가 막 터지기 전 가을이었는데, 생각해보면 그때 다녀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코로나로 여행도 못가고 사람들도 잘 만나지 못하니 진짜 다시한번 일상의 소중함, 특히 그렇게 좋아했던 여행에 대한 열정이 조금씩 식어가고 있을때 즈음 코로나를 통해 여행을 다녔던 시간들에 대해 다시한번 감사함을 느끼는 기회가 된것 같습니다.

아테네여행; 이 시간 가장 신난 아이들의 웃음소리

 

여행을 하는 동안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되는 기분이 들때가 많습니다. 어둡고 긴 동굴을 통과하면 온갖 신기한 것들로만 채워진 마법같은 세계가 펼쳐져있고, 그곳에 발길을 들여놓는 순간, '현재'라는 시계는 멈춰버린채, 낮밤을 오가며 시공간을 자유롭게 여행하는 그런 기분이듭니다. 

 

 

특히 길게 여행을 하다보면, 주말을 알아채기란 쉽지 않죠. 여행자에게는 여행하는 모든 날이 다 휴일이라 요일개념이 없어지고 시간의 흐름을 시계숫자바늘로 인식하기 보단 선라이즈나 선셋과 같은 풍경을 통해 시간을 자각하기 때문이죠.  사실 여행지에 도착한 날짜와 귀국할 날짜만 체크할 뿐 그냥 여행지에 내 모든 생각을 맡겨버릴때가 많았던것 같아요. 

아테네여행; 강아지마저 한가로운 일요일

아테네에 도착하기 전까지만 해도 그랬습니다. 영화속 장면같았던 그리스 산토리니섬에서 배를타고 그리스의 보석같은 섬을 몇군데 더 경유하며 숨가쁘게 도착한 아테네는 그야말로 평화로운 안식처 같은 기분마저 들었습니다. 그러고보니 내일은 그리스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이었고, 그 다음날 한국으로 귀국하는 일정이었어요. 

 

아테네여행, 교회에서 진행된 유아세레식

그래서 마지막 하루는 아무런 계획 없이 아테네 시내를 어슬렁거려보기로 했습니다. 마침, 느즈막히 일어나 여유롭게 브런치를 먹을 수 있는 휴일같은 게 아닌 진짜 일요일이었으니까요. 하나라도 더 챙겨보기 위해 아침부터 바쁘게 움직이는 부지런한 여행자에 속하지만, 한번쯤은 나 같은 여행자도 일요일처럼 느리게 보내고 싶었어요. 

 

 

아테네여행;유아세례를 받은 딸을 안은 아빠의 미소

 

무조건 마음이 끌리는대로 가자! 이것이 오늘 하루의 룰입니다.  저는 여행 전 계획을 꼼꼼히 세우는 편이라, 여행지에서 식사를 할 경우 아침, 점심, 저녁 세끼를 해결할 유명한 식당을 고르고, 그것들의 위치와 가는방법, 메뉴를 미리 정하는 여행자였기에 과연 마음가는대로 내가 갈수 있을까 계속 의심이 들기도 했습니다. 

 

아테네여행; 일요일같이 달달한 도넛

하지만, 오늘의 룰은 무조건 따르고 싶었기에 그냥 어슬렁거리며 현지인들은 일요일에 되면 무엇을 할까 들여다보고 싶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리스, 아테네 정말 아무런 계획도 없이 어슬렁 거리던 그곳에서 저는 진정한 일요일을 보낼수 있었습니다. 30일여간 긴 여행의 마침표를 찍는 날이었기에 더욱 제게는 '일요일' 같았던 하루의 풍경들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아테네여행; 2유로만으로 먹을 수 잇는 89년 전통의 유명기로스가게 
아테네여행; 휴일엔 춤이 빠질수 없어요. 꼬마아이의 춤실력
아테네여행; 메인스트릿에서 식사하는 사람들
아테네여행; 신전과 함께 노을을 감상하기 위해 기다리는 중

 

메인스트릿에 쭉 늘어선 카페테이블, 그위에 앉아 소중한 이들과 대수롭지 않은 얘기를 하는 평범한 모습, 삼삼오오 모여있는 보이스카웃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웃음이 그랬고, 거리에 울려퍼지는 차분한 교회의 종소리와 교회안에서 기도하는 사람들의 목소리, 성가대의 노랫소리, 아담한 교회에서 진행된 소담한 결혼식의 풍경, 신랑과 신부 서로를 바라보는 모습, 축하객들의 환호성  자전거 대회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분주함이 일요일을 정말 일요일로 느끼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어디에서나 일요일의 풍경은 비슷한것 같습니다. 우리의 일상과도 참 다를바가 없는데 왜 여행지에서는 평일도 휴일같고 일요일은 더 휴일같은건지 모르겠네요. 아마 하루를 대하는 우리 마음에 달려있는거겠죠. 

아테네여행; 멋진 풍경속에 이뤄진 아빠의 아들의 대화

 

교회에서 소박하게 진행된 결혼식
아테네여행; 좁은 골목길을 자유롭게 다니는 아테네 관광열차 
아테네여행; 조용한 낮 풍경과는 또 다른, 골목의 수다꾼들

 

사실 성인이 되고 일상을 사는 현실에서 조차 우리는 휴일을 휴일답게 사는게 쉽지가 않습니다. 더 이상 어린아이처럼 손꼽아 일요일을 기다릴 만큼 설레이거나 흥분되지 않으니까요. 단지, 일요일은 출근준비를 하지 않는 날, 늦게까지 잠을 잘수 있는 날, 내일이면 출근을 해야하는 날에 큰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어릴땐 일요일이 오면 아빠엄마 손잡고 놀이공원 갈생각에, 솜사탕을 먹을 생각에 빨리 월화수목금토가 지나고 일요일이 오기만을 기다렸는데 말이죠. 

 

오늘 아테네의 일요일을 들여보면서 일상에 더 감사하며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단단해졌습니다. 여행지에 와 있는것처럼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고 그 안에서 행복을 찾아내는 마음, 바로 '여행자적라이프스타일'로 일상을 살아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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